본문 바로가기

해외생활이야기

근황글_한국 방문중입니다.

일주일이 훅 갔네요. 지금은 한국에 와 있고, 틈틈히 친구들 만나고 부모님과 시간 보내고 누나, 매형 조카와 밀린 이야기를 나누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매년 한국에 올 때마다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기는 하지만, 결혼하고 난 후부터 그리고 부모님께서 연로하시면서 점점 더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영국에 계신 지인들도 부모님이 편찮으시거나 위독하신 경우가 많은데 멀어서 쉽게 가보지는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시거나 급하게 비행기 티켓을 끊고 한국으로 날아가시는 분들도 꽤 많이 계십니다. 런던쪽에 사시는 분들은 그나마도 가능한데 지방에 사시는 분들은 그 단절감이 훨씬 크겠죠?

이번 한국행은 원래 순수하게 휴가차로 계획된 것이었는데요, 아내가 워낙 한국가는걸 좋아하니까 내년 봄에 갈계획이었던 것을 이번 가을로 당긴 거였습니다. 그런데 한국 오기 한달 전 즈음 아버지께서 암 진단을 받으셨고 머지않아 수술을 하신다는 이야기를 매형을 통해 전해듣게 되었고, 그때 느낀 그 당혹감은 말로 표현이 안되더라구요. 아버지는 타지에 있는 아들이 걱정할까봐 끝까지 이야기 안하시려고 하셨다는데 마음이 참 복잡했습니다.

해외에 나와서 좋은 회사에 취직하고 출세(?) 하는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효도라고 생각 했고, 잘 해오고 있는거겠지? 하는 막연한 자기합리화만 해왔던 것은 아닌지.. 아들이 영국에가서 시스코와 아마존에서 일한다고 지인들과의 술자리에서 자랑을 많이 하셨다는 어머니 말씀을 듣고는, "계속 자랑거리를 안겨드리자" 라는 생각으로 도전을 멈추지 않은 것도 분명히 있습니다만, 그것도 부모님의 건강이 선행하지 않으면 아무 쓰잘데기 없는 것.

다행히 수술은 잘 되어서 아버지는 회복중에 계시고, 많이 야위시고 늙으신 모습을 보니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데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한국에 오면 친구들 본다고 시간을 많이 쓰는데, 이번에 한국에 와서는 아버지와 시간을 더 많이 보내려고 노력중입니다. 한번 더 말걸어 드리고 말씀하시는거 잘 듣고 옆에 앉아 서 좋아하시는 티비 같이 보면서 대화 나누는것부터 차근차근 그동안 못했던 아들노릇을 해보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많이 부족하네요.

늘 애물단지같은 블로그지만 때로는 이렇게 풀어놓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게 좋네요. 저에게는 하소연 할 수 있는 글이, 누군가는 공감이 될 글이, 해외에 나가서 살 계획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생각해볼 거리가 하나 생기는 계기가 되는 글이 되길 바라며 적어봅니다.

모두 굿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