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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식 경쟁 문화에 대한 깨달음?
    해외취업이야기 2012. 4. 2. 18:35

    간만에 포스팅 한다.

    근 4달간 정말 정신없이 일을 했다. 새로운 프로젝트의 구조 및 알고리즘 설계, 개발로 하루하루 쉴틈 없이 보냈다. 및손가락 관절과 팔꿈치가 아파서 더이상 프로그래밍을 할 수가 없을때 쯔음 정신 차리고 퇴근하기 일수였고, 퇴근후에도 일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우지 못했었다. 얼마전에 1차 release가 완료되어 이제는 쉬엄쉬엄 하면서 한숨 돌리고 있다. 그동안 너무나 힘들었고, 말하긴 부끄러우나 신규 프로젝트에서의 나의 contribution이 엄청났기에 당당히 승진과 연봉 인상 요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때마다 마음을 다스리며 욕심을 자제하려고 노력하였다.

    같은 천주교 신자로써 많은 인연을 쌓은 분이 한분 계셨다. 지금은 일본으로 들어가셨지만, 한때 우리 동네에 영어공부하러 오셨던 분인데 일본 오사카에서 이름난 성공하신 사업가셨다.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는 버릴것이 하나도 없기에, 나는 그분이 하셨던 이야기 들을 많이 기억하려고 노력 했다.

    "훌륭한 리더는 부하직원들이 잘하는지 열씸히 하는지 다 보고 있습니다. 지금 눈에 띄지 않는다고 조급해하지 말고 항상 성실하세요. 리더는 그런 사람을 오랫동안 눈여겨 보고, 나중에 중용합니다. 부족한 사람일수록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여 자기의 작은 성과도 부풀리고 싶어하고 즉시 보상받고 싶어 합니다. 그런 사람이 되지 마세요. 긴 안목을 가지고 더 큰 사람이 되세요."

    내가 회사에서 연봉과 대우에 대한 욕심이 날 때마다 그분이 하신 이 말씀을 떠올리며, 욕심보다는 항상 성실하고자 노력하였다.

     

     

    이 빡셌던 프로젝트가 시작할 때 즈음에 새로 들어온 Bas라는 친구가 있다. 나이는 좀 있어 뵈는데 당췌 일하는게 시원치 않아서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려줘야 하고, 알려줘도 자기멋대로 하는 그런 친구였다. 사람이 잘 모르고 잘 못하더라도, 잘 듣고 잘 따라하려고 노력이라도 하면 이쁘게 보이는 법인데, 이 친구는 그런면에서도 영 꽝이었다. 대체 Martin과  Gareth는 이런녀석을 왜 합격 시켰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인건비를 절약하려고 Graduate trainee를 뽑았나 했더니 그것도 아니었다.

    2주전쯤, Bas가 아직도 런던에서 출퇴근하고 있다는걸 알게 되었다. 그동안 전화만 오면 뛰쳐나가서 몰래 받고 하는걸 보고, 다른회사 되면 잽싸게 도망가려나보네 하고 걱정 반 기대(?) 반 하고 있었는데, 한편으로는 얼마나 취업이 안됐으면 런던에서 꽤 먼 이곳까지 잡을 구하러 오고, 출퇴근을 하고 있을까 하는 마음에 한편으론 측은하기도 했다. 아직도 전화오면 달려나가서 받는걸 보면, 계속 헤드헌팅 기회를 노리고 있는것 같은데. 부디 잘 되었으면 좋겠다...... ^^ㅋ

    아무튼 이녀석이 한달에 기차값만 500파운드씩 쓰고 있길래, 회사에서 교통비 지원해 준다는걸 알려주었다. 그러자 그녀석은 나보고 고맙다고 하면서, 자기에게도 적용되는지 확인해야 겠다고 했다. contract에 나와있는지 찾아볼테니 옆에서 좀 봐달라고 하길래 좀 귀찮았지면 옆에 서서 지켜봐 주었다. Bas가 contract를 여는 순간 내 눈에 들어온 건....... 나보다 4000 파운드나 높은 녀석의 연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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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무 당황스러워서 식은땀이 날 지경이었지만, 상황을 자연스럽게 마무리 한 후 집에가서 생각에 잠겼다. 저렇게 프로그래머로써의 기본도 안된 사람이 인터뷰에서 어떤 구라를 기똥차게 쳤길래 저 연봉을 받을 수 있는건지. 아님 내가 너무 욕심을 안부리고 주는대로 받으면서 손해 보고 있는건지, 동양적인 사고방식은 개나 줘야 하는건지. 그동안 열심히 도와주고 이끌어주던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고...... 이제 Bas가 좀 도와달라고 하면 기분좋게 도와주기는 커녕 "야이새퀴야 그연봉 쳐받으면서 그것도모르냐 호로자식아!! 과외비를 주던지 그잘난 월급으로 책사서 공부나 좀해!" 라고 외치게 될것만 같았다.

    한시간쯤 지났을까, 마음속의 폭풍은 고요해지고.. 불현듯 머리속이 맑아지며 Bas에게 진정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내가 연봉 인상을 요구해야할 당위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는 내가 스스로 깨지 못한 동양적인 문화라는 껍질에서 과감히 벗어날 수 있게 해 주었다.

    다음날 바로 매니져를 불러서 연봉 인상을 요구했다. 두 명의 매니져와 2일에 걸친 미팅 끝에, 여러번의 미안하다는 말과, recruiting이 잘못되는 경우중 하나라고 이해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연봉 협상은 3개월 후에, Senior 승진 심사는 1개월 후에 하기로 약속을 받아 내었다. 

    일단 이야기하고 나니, 이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많이 섭섭할 것 같지는 않다. 언제든 또 이야기할수 있으니까.

     

    고마워 Bas!

    댓글 6

    • jagto 2012.04.06 03:43

      으악! 다시들어도 참으로 경악할 일이로세!!!
      정말 어찌보면 바스에게 고마운 일인듯...^^ 영국이나 한국이나 다 사람사는데니 능력있고 성실한 사람은 다 위에서 알아보고 있겠죠^^ 화이팅!!!

    • Wind 2012.04.11 02:22

      우연히 검색하다가 들어와서 다양한 글들을 읽고 갑니다. 저도 외국에서 프로그래머 생활을 꿈꾸고 있는 관계로 정말 재미 있었고, 유용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내용들을 소개 해주시면 좋겠네요.
      연봉 협상 잘 되시길 빌께요. ^^

    • 이용원 2012.05.07 14:36

      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갓 프로그래밍 입문했는데요..
      영국에서 java프로그래머로 목표를 삼고있는데,
      영국 회사들 학벌 많이보나요??
      선배프로그래머로써 조언좀 부탁합니다......

      일단 제계획은 비트컴퓨터학원가서
      교육받고 국내 java회사에 취업해서
      실력쌓고 영어랑 준비해서 가는건데요...

      학벌을 얼마큼 따지는지 궁금하고....
      국내에 어떤 회사를 가야지 실력을
      잘 쌓을수있을지 조언좀 부탁드립니다...

      제꿈이에요.....

      • 에즈베어 곰발자 2012.05.09 13:30 신고

        제가 구직할때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학벌은 거의 안본다고 볼수 있습니다. 학벌/학위분야는 필수가 아니라 우대사항 입니다. 단, 무한경쟁사회이니 경쟁률이 높은 회사일수록 우대사항하나 조차도 중요하겠지요.
        참고로 저희회사에 아주 잘나가는 시니어 컨설턴트와 시니어 엔지니어 둘다 컴퓨터공학과 출신이 아닙니다. 그래도 엄청나게 인정받고 있구요. 물론 둘다 영국인입니다. 외국인의경우 제가 아는한은 거의 관련전공자들인것 같습니다.

        자바는 쉽고 워낙에 많이 쓰이니 학원과 회사경력으로 실무능력은 쌓을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작은 회사를 갈수록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한국 회사들의 구조상, 작은회사를 가더라도 대기업과 함께(?) 일하게 되므로 프로젝트의 수준은 비슷하되 실무경험을 더 많이 쌓을수 있을겁니다. 그대신 박봉과 야근에 시달릴수도 있겠죠.

        한가지 노파심에서 드리고싶은 이야기는, 자바는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개발자도 너무 흔해서 경쟁이 치열합니다. 자바만 하실게 아니라 더 어렵지만 희소성있는 언어에도 도전해 보는것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궁금한점은 메일 주세요 ^^ asbea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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